어느 나무는 기도해서 죽었습니다.
이 근방에도 기도해서 죽은 나무가 많습니다.
그런 나무는 시범적으로 구경하라고 베지를 않습니다.
오아시스샘 옆의 외솔 나무가 그렇습니다.
그 나무가 왜 죽었는가 하면, 항상 샘으로 낙엽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모기 망을 쳐도 잎사귀가 하도 작으니까 다 들어갔습니다.
소나무 낙엽이라면 걸치기라도 하는데, 이놈의 낙엽은 못핀 같아서 그 사이로 쏙쏙 들어갔습니다.
“너, 이 나무야, 도움이 안 된다. 그렇다고 큰 나무이니 차마 자를 수가 없다”했는데 사랑을 안 준다고 결국에는 죽었습니다.
그 때 깨달았습니다.
‘사람도 사랑 안 하면 죽는구나. 관심 가져 주어야겠구나’ 라구요.
나무를 안 베려고 여러 가지를 연구했습니다.
샘에 비닐로 씌워 보기도 하고, 잎사귀 없어지라고 가지를 쳐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래도 떨어져서 들어갔습니다.
-1998년 4월 14일 아침말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