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가져올 때는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운영자| 2010-10-09 |조회 4,830

     

    나무를 가져올 때는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를 사랑하지 않다가 가져오면 안됩니다.

    몇 년 전부터 가서 손질해놨다가 가져와야 합니다.


    여기에 옮긴 나무는 다 몇 년 전부터 손질하다가 가져온 것들입니다.

    어떤 나무는 하나 봐두고서 8번째까지 가보고 있습니다.

    가서 보면 가져올 자신이 없어서 그냥 풀만 쳐놓고 옵니다.

    그래도 아깝기에 미련을 못 버립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나무가 자꾸 크고 있습니다.

    크면 가져오기 더 힘든데요.

    그렇게 해서 나무를 가져오는 것이지, 그냥 무조건 나무를 캐오면 나무에게 얻어맞고 옵니다.

    “이놈이, 처음 본 놈인데, 나를 캐가다니..”합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가서 풀 쳐주고 하면 나중에는 나무가 미안해서라도 못이기는 척하며 옵니다.

    아무리 내 산의 나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내 산의 나무라고 해도 미리 가서 쳐놓고, 뿌리를 끊어놓고, 수형을 잡아놓아야 가져올 때 힘이 안 듭니다.

    그렇지 않고 갑자기 가서 캐오면 거의 죽습니다.


    먼저 일곱그루의 나무를 다른 지역에서 가져왔는데 다 죽었습니다.

    그 때는 빨리 못 움직여서 그런 것입니다.

    뿌리를 끊어놓고서 바로 움직여야 했는데, 빨리 못하니 말라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 나무를 작품으로 다시 심었습니다.

    많은 나무가 있어도 작품 하나를 못 따라가는 것입니다.




    - 1998년 9월 24일 아침말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