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 돌 중에 수난을 겪지 않은 돌이 드물지만 시커멓다고 멀리하고, 남자 샤워장의 물이 샌다고 받쳐뒀던 호랑이 바위를 어찌 빼놓으랴. 급기야는 물에 씻길 때마다 시커먼 돌을 대하는 모든 이들이 내심 탐탁치 않아 연못 쪽에 버려두었으니차츰 모래만 쌓이고 있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96년도 어느 날 총재님께서 갑자기 이 시커먼 돌을 가져오라고 하시더니 돌을 묶어 올리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말씀대로 돌을 묶어 올리니 총재님께선 밑에 다른 돌을 괴시고는 다시 내려놓으라 하셨다. 놓고서도 이리 저리 살피시던 총재님께서 대뜸 호랑이가 아니냐고 하셨다. 과연 전에는 몰랐는데 말씀 듣고 보니 정말로 호랑이였다.
총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호랑이 바위는 좋은 돌이라고 하셨다. 이것을 사오려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해서 다 털어야 살 수 있을 정도로 비싼 작품의 돌이라는 것. 그런데 그런 돌도 풀을 쳐주지 않고 내버려 두니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밟고 지나가더란다. 이 돌을 가져오게 된 경위도 흥미롭다.
정이품 소나무를 가지러 갈 때의 일이다. 불도저가 지나가야 하는데 툭 튀어나온 이 바위가 길을 막아서 잡아 당겼더니 뚝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떨어진 부분만 월명동으로 가지고 왔는데 실제로 호랑이 바위 부분은 전체 바위의 1/3 부분이고 나머지 2/3는 지금도 회골에 남아 있다. 이것이 썩은 돌 같았어도 총재님께서 풀도 뜯어주고 그러던 돌이라서 가지고 오게 된 것이다.
지금의 호랑이 형상은 일부러 만들기도 힘들다. 턱 하나만 있어도 힘든데 윗 이빨과 턱과 눈도 있고 표범무늬까지, 모양이 맞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다 꼬리까지 감고 있으니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생길 수 있느냐고 하지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석이다. 그런 돌인 줄 몰랐을 땐 포크레인으로 호랑이 입에 있는 이빨에 대고 잡아당긴 바람에 아구쪽에 상처가 나버렸다. 그 부위는 현재 손으로 다듬어서 하얗게 되었다.
어떤 이는 호랑이와 같은 큰 작품에 이끼가 보인다며 벅벅 긁어내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총재님은 그런 사람을 빌어 "예술(작품)을 모르는 사람"이라 하셨는데 돌 자체에서 이끼가 나려면 적어도 300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호랑이 등쪽에 있는 "바위손"은 평소엔 쪼그라져 있다가 비만 오면 활짝 펴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적어도 천 년에서 오천 년 이상이 되어야 생성되는 것이다.
총재님은 이 호랑이 바위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까지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왜 당신한테 이 선물을 주셨을까 곰곰이 생각하셨다. 깨달으시길 총재님께서 평소에 풀도 쳐주고 잡초도 뽑아주고 수고하고 애쓰고 노력하신 조건 덕분이었던 것.
"이처럼 여러분도 수고해야 무엇인가 되고 무엇인가 하려고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해야 하나님도 여러분을 가까이 하십니다. 또한 손을 깨끗이 하고 두 마음을 품지 말고 마음을 청결케 해야 합니다. 주 앞에서 낮추십시오. 그리하면 주가 높이실 것입니다."
총재님은 가만히 있으면 20년 동안이라도 하루 일 한 것만도 못하고 간다고 말씀하셨다. 수고하고 애쓰고 노력하는 자의 작은 정성에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선물로 내려주시는 후하신 하나님. 호랑이 바위를 통해 그분을 항상 가까이 하는 것이 복이며 겸손으로 나아가는 것이 지혜임을 배우게 된다.
- 조은소리 2004년 11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