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중에 내가 시킨 일을 안 해서 그로 인해 비가 왔을 때 앞산 야심작이 무너졌다.
그 후에 내가 약수 샘 작업을 하는데, 그 제자가
“여기보다 저기가 더 좋지 않아요?” 했다.
그래도 나는 그 말을 듣고 산 쪽으로 샘을 옮겨서 작업했다.
원래 나는 약수 샘을 잔디밭 하단 한가운데에 만들어서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했다.
그 자리가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중앙이기 때문이었다.
산 쪽에다 해 볼까 했지만 약수 샘을 빛내기 위해서 중앙에 샘을 만들고 싶었고,
또 물줄기가 직선으로 오니 그대로 중앙에 샘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 제자가
“그렇게 하면 겨울에 사람들이 잔디밭에서 스키 탈 때 걸리잖아요.” 했다.
그 말을 듣고 ‘한 가지 스키 탈 때는 걸리겠지.’ 생각했다.
이때 옆에서 일하던 제자들이
“야. 선생님이 알아서 하는 일인데, 네가 뭘 또 이야기하고 그래?
앞산 생각 안 나냐? 그때 네가 시킨 일 안 해서 무너졌잖아? 저리로 가.” 했다.
나는 아무런 책망을 하지 않고 “같이 일하게 둬라.” 했다.
사실 그가 전에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약수 샘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는 더 나은 생각을 했으니, 그 말을 받아들였다.
‘성자는 항상 더 많이 아는 자를 통해서 행하신다.’ 생각하고,
그의 생각을 성자의 생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이미 잔디밭 하단 중앙에 작업하다가 즉시 지금 약수 샘 위치로 옮겨서 작업했다.
성자는 “산 밑에 샘이 있으니 자연스럽고 어우러져 조화롭지 않느냐. 내가 그를 통해서 한 말이다.” 하셨다.
다 만들어 놓으니 역시 그 자리가 명당이었다.
만일 약수 샘을 잔디밭 하단 중앙에다 만들어 놨다면, 스키 탈 때 걸리는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청중 집회를 할 때마다 늘 걸리는 약수 샘이 될 뻔했다.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장단점이 있다. 그중에서 더 좋은 것을 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을 무(無)에다 놓고, 전체를 생각하고 행하여라.
어떤 한 제자가 지난날 실수했으나, 그것만 생각하면 의식되어 그를 다른 데 쓰지 못한다.
하늘의 뜻이 있어서 거기 함께한 자인데, 그를 전체의 문제아로 보면 안 된다.
그를 썼더니, 성자는 그를 통해서 그 센터의 일을 하셨다.
-2013년 3월 26일 새벽 잠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