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에서 좀 떨어진 인대산 너머의 그 깊은 골짜기로 돌을 주으러 갔을 때
한참을 돌아다녔으나 돌 하나도 못 주었는데 좀 쓸만한 돌 하나를 발견하고 주으려고
범석이와 용석이와 함께 셋이서 돌을 들으니까 안 들어졌습니다.
좀 쓸만하면 무겁고 미끌미끌해서 들 수가 없었습니다.
닳고 닳아서 동글동글하더라구요.
범석이가 그 돌을 보더니
“돌은 닳고 닳으면 비싸게 값이 나가는데 사람은 닳고 닳으면 써먹을 데가 없다.”라고 하기에, 내가
“그려? 너는 다르게 보는구나. 돌은 닳고 닳으면 저렇게 모양이 없어지고 개성이 없어진다. 그런데 사람은 닳고 닳아도 한 번 임자만 만나면 수월하게 잘 써먹는 거여.너도 세상에서 닳고 닳은 사람이 아니었냐? 그런데 내가 잘 써먹잖아.” 했습니다.
거기의 돌들을 보니까 개성이 없더라구요.
뾰족뾰족하던 돌들이 닳고 닳아서 동그래져 다 비슷했습니다.
전라남도 완도의 깻돌 밭을 가보면 돌들이 다 동그란 게 똑같아서 개성이 없습니다.
조경해놓은 돌들을 볼 때도
“아, 이 돌들 크다”하고 그냥 지나가지 마십시오.
그렇게 보는 사람은 돌을 감상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어디서 캐 왔나? 어떻게 옮겨놓았나?’하면서 가만히 보십시오.
그냥 건달로 지나다니면 월명동에 왔다가도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수고자들의 수고도 감격하고 감화하면서 볼 줄 알아야 됩니다.
수고한 자들이 얼마나 애쓴 줄 압니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몸부림 친 것을 다 영상으로 찍어 놨습니다.
이를 북북 갈면서 돌을 잡아당겨 오고 그랬습니다.
그냥 갖다놓은 것이 아닙니다.
아주 충성스럽게 정성을 다하고 몸부림을 다해서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입니다.
‘내가 몸이 녹도록 뼈가 아프도록 해야 될 것을 쟤들이 내 대신 해줬다.’
라고 하며 늘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하나님께 “저들을 꼭 기억해 달라”고 합니다.